적폐해석

CotL-샤무라의 가족형성

신아는 무얼하고 사나 2025. 7. 6. 20:43
샤무라는 어떻게 이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을까?

 

광신도는 다른 신들을 "골칫덩어리 동료"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명목상의 호칭일 뿐, 실질적으로는 대부분 독자적으로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샤무라는 자신의 관장 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료 신들을 의도적으로 모았을 것 같아요. 실제로 샤무라는 과거 광신도를 직접 찾아간 적도 있었죠. 비록 광신도는 이단으로 여기고 사원에서 내쫓았지만, 샤무라는 포기하지 않았고 헤켓, 칼라마르, 레쉬는 동료가 되어 함께 광신도의 숙청을 견뎌냈을지도 몰라요.
동료 주교들의 영입 순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작중 샤무라가 "혼돈, 역병, 기근, 힘"이라 언급한 대사가 있는데 이 순서가 나이순은 아니므로 합류 순서일 거라고 생각했죠. 샤무라가 마지막에 언급되었으니, 이를 역순으로 해석하면 헤켓 → 칼라마르 → 레쉬 → 나린더 순으로 영입되었을 거 같아요.

특히 나린더가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 복잡해요. 물론 나린더는 나이상 셋째임에도 ‘다섯 번째’로 언급되었다는 것도 한몫하지만, 저는 특히 광신도와의 전쟁 이후 영입되었다고 추측하고 있어요.


 

나린더는 죽음을 관장하는 주교지만, 고대 태블릿에서는 ‘영혼을 쉬게 하는 자’로 묘사돼요. 주교들의 권능 끝에는 필연적으로 죽음이 따르지만, 나린더의 허락 없이도 그 권능이 발휘된다면 그는 죽음을 집행하기보다는 안식으로 이끄는 자에 가깝다고 봐야죠. 애초에 그 역할이 정말 필수적이었다면 태초의 신들이 직접 부여했을 테지만 이들이 빚어낸 체마크가 하사한 것으로 보아 그 역할은 선택지였음을 방증하죠. [각주:1]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샤무라는 전쟁을 중심으로 기근, 역병, 혼돈을 관장한 동료들을 우선적으로 모아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다 광신도와의 전쟁에서 처음으로 동료들의 고통과 다른 신들의 죽음을 마주한 뒤에야 죽음을 다룰 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나린더를 영입했을지도 모르죠.

추가로 샤무라가 말한 “피로 맺어진 유대”라는 대사도, 단순한 전우애를 넘어선 감정의 전환을 보여주는 말처럼 들려요. [각주:2] 물론 나린더는 이 유대 이후에 합류했기에 관계가 다소 느슨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샤무라가 나린더를 가장 아꼈던 이유는 나린더만이 전쟁으로 인해 짊어진 죄를 덜어줄 수 있었고 또 그 누구보다 샤무라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존재였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비록 샤무라는 한때 야망에 눈먼 신이었지만 광신도와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죽음과 상실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제야 동료들을 가족으로 여기게 되었을지도 몰라요. 그렇기에 나린더는 가장 늦게 들어온 가족이지만 누구보다도 샤무라의 마음을 바꾼 존재였다고 생각해요.

 

 

 

-FIN-

 
 
  1. 물론 나린더의 유물 능력이 보스가 아닌 적을 즉사시키는 걸 보면 두 능력 모두 가지고 있지만 죽음을 다루는 권능은 나린더에게만 국한된 능력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 [본문으로]
  2. 물론 이 피가 나린더를 봉인할 때 흘린 피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단 광신도와의 전쟁에서 맺어진 유대였다고 믿고 싶어요. 왜냐하면 헤켓은 과거에 우리는 행복했다고 묘사하기에 이들은 나린더 봉인 이전부터 가족이라 여기며 행복한 삶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 [본문으로]